아주 오래된 컴퓨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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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님의 블로그에서 글을 읽고 오래된 추억이 내장을 한바탕 휘감고 지나가는 바람에 포스팅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안그래도 예전의 기억들이 가물가물 해져가는 마당에 이렇게 한번 정리해 두는 것도 괜찮은 일.. 그냥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단어 위주로 휘갈겨보자

XT
어렸을때 컴퓨터한대 사달라고 그렇게 징징댔지만 오렌지색 흑백 모니터(?)에 두개의 디스크 드라이브가 달린 컴퓨터를 사기에는 가난해서;; 잘살았던 동네 형네 집에는 AT컴퓨터가 있었는데 하드디스크도 20메가나 달려있어서 게임을 아무리 깔아도 끝이 없었다.

GW-BASIC
90년도 컴퓨터학원에 처음 들어가서 배운 것. 학원에 처음 들어가서는 전원스위치(본체 뒤쪽에 있었다) 올리는 것도 무서워서(전기 올른다고-_-) 같이 다니는 형이 한동안 전원도 켜주고 한글 타이핑도 대신 해주고 그랬다. 어느정도 배운 다음엔 학교에서 경진대회 같은 것도 나가보고 그랬다. 93년에 이곳으로 이사와서 다시 컴퓨터학원에 다녔는데 이상하게 둘다 함수부분 까지만 배우고 파일 관련 부분부터는 안가르쳐준다. 그때 peek, poke까지 가르쳐만 줬으면 내가 지금 이러고는 안있지! (..;;)

MS-DOS
6.2버전이 나오면서 CONFIG.SYS 이쁘게 꾸미느라 밤샜던 기억. 나우누리 PUG동에 내 CONFIG.SYS 올리기 게시판이 있었을 시절이었으니.. COMMAND.COM 대신에 4DOS를 쓰고 그랬다. 빌게이츠가 '이정도면 떡을친다'고 장담했던 640kb 메모리에 기본메모리를 얼마나 남기느냐가 실력평가의 기준이 되던 시절.

남북전쟁
XT 쓰고 놀던 시절 가장 재밌게 했던 게임. 나름대로 전략 시뮬레이션?

WINDOWS
사촌형의 486 컴퓨터에서 처음 봤는데 그림판이 제일 신기했다. 마우스라는 것도 달려있고.. 사촌형네 집에는 8인치 디스켓(모양은 5.25인치랑 똑같은)도 있었는데 용량은 1메가가 채 안됐던걸로 기억..

MDIR
내가 구입해본 최초의 정품. 그때가 그리워 아직 못잊고 있는지 아직도 WinM을 쓰고있다. 최정한님은 요새 뭐하고 사실려나?

HWP
컴퓨터 학원에가면 MS-DOS, GW-BASIC을 가르친 다음엔 LOTUS 123, HWP 1.53, dBase 등등의 코스로 이어지는데 워드는 무지 재밌었다. 책을보고 문서를 따라 만들고 프린터로 보내면 도트프린터가 리본을 두들겨대며 찌찌찍 하고 글자를 뽑아낸다. 감동;;

삼보컴퓨터
내 첫 컴퓨터. 삼보의 첨단 기술로 모뎀과 사운드카드를 카드 하나로 합쳐놨는데 모뎀쓸때는 소리가 안나고 음악 들을땐 모뎀 초기화가 안된다. 결국 나중에 리콜;;

모뎀
19200bps짜리 초고속(!)모뎀으로 01410을 쓰느라 전화비가 10만원 넘게 나오는건 예사. 이야기에서 전화걸기 눌러놓고 누워 티비좀 보다보면 접속될만큼 접속히 힘들던 시절.. 고속노드인 01411(맞나?;)에 저속모뎀들이 접속해서 고속모뎀 유저가 접속하기 힘들다고 접속 제한하라! 하는 얘기도 많았다.

사설BBS
등대, 푸른물 등을 컴퓨터에 설치해서 자료를 좀 올려놓고 게시판에 '성인자료 만땅!! 업/다운 비율 1:2!! 운영시간 밤12시~아침7시' 하는 식으로 광고를 해놓으면 사람들이 접속을 해온다. 물론 한번에 한명만.. 그렇게 사람들이 업로드 해주는 자료를 모으는 재미가 매우 좋았다. (내 전화비가 안드니까;;)

CO-LAN
전화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신청한 서비스였는데 이놈의 동네가 TT선(일정요금 내고 무제한 통신)도 안되고 케이블모뎀도 안돼서 꽤 오랫도안 썼다. 월 5-6만원 정도 내면 전화국이랑 다이렉트로 연결돼서 포트에 연결되지 마자 프롬프트가 뜬다. 여기서 kornet 치면 코넷에 접속되고 now 치면 나우누리 접속되고 ppp 치면 윈속 등으로 ppp 접속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걸로 듀크뉴켐3D 넷플 무지하게 했었는데.. 다운로드 속도는 1.5KB/s, 업로드는 0.1KB/s도 채 안나오던.. 그땐 코넷 common 디렉토리 가면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끌어다 놓은 게임들이 수두룩해서 1년내내 컴퓨터 켜놓고 다운로드 받았다;

인터넷
인터넷 따라하는 법에 대한 책을 사서 배우던 시절엔 웹사이트라는게 거의 없었다. gopher에 접속해서 자료를 검색하고, telnet, ftp만 사용했었는데 자료래봤자 저해상도의 이미지라던가 텍스트 자료들 위주.. 나중에 Windows 3.1에 트럼펫 윈속을 깔아서 넷스케이프로 웹서핑도 하고 그랬는데.. 처음 접속해봤던 사이트가 어디였을려나?

Visual Composer
애드립 호환카드 쓰던 시절 노래방 파일이라고 많이 듣던 IMS 파일을 만들던 툴. 음악시간에 배울 노래를 미리 이놈으로 입력해서 들어보기도 했었고 작곡한다고 깐죽대기도 하고.. 나우누리 소리마을이 한창 호황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시삽인가 부시삽이었던 bosymm님(맞나?)은 라디오 프로그램까지 나가서 카피 IMS 파일을 틀어주기도 하고.. 어느새 미디에 밀려 사장돼버린..

RAR
압축률이 좋기도 했고 쉘형태의 인터페이스라 편하기도 했고. 자료실에서 받은 파일의 압축을 풀면 아스키 코드로 된 로고가 나오는데 그게 너무 멋있어서 나도 하나 만들었다. 쓸게 없어서 괜히 전화번호랑 집주소까지 적어놓고;; 하드를 뒤져보니 그때 만들었던 로고 파일이 있다. 올려둬야지;;ANSI
VT모드 통신 시절에 텍스트를 화려하게 꾸민다던가 선그리기, 원그리기 등으로 미약하나마 그래픽을 표현하던 규악 같은건데 한동안 이쪽에 맛들려서 강좌도 쓰고 동호회 로고도 만들고 그랬다. 나우누리 색동나라에 갤러리 보면 환상적인 작품들이 많았는데 뒤늦게 등장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토끼님이 아직 기억이 난다. (지금은 프로그래머 하시는 듯;;)
그시절에 썼던 강좌를 뒤져보니 아직도 있다 -o- 찾은 기념으로 올려둠 (96년 1월이면 중2때.. 다시 읽어보기 민망할망큼 쪽팔린다;; 아이디가 닭털보이라니 유치해;;)시디백업
3.2GB 하드를 쓰던 시절. 넘쳐나는 애니메이션과 MP3들을 감당하지 못해 하드를 빼서 용산에 들고가면 5천원 정도에 시디로 백업해주곤 했다. 시간이 30-40분 걸려서 맡겨놓고 용산한바퀴 돌고오면 딱 좋았지만 백업하려는 자료중에 므흣한 자료가 있을 경우는 혹시나 직원이 하드를 뒤져보지는 않을까 뒤에 앉아서 감시해야만 했다-_-

백업시디
업자한테 리스트 주세요~ 하고 메일을 보내면 게임 이름과 용량이 잔뜩 적힌 메일을 주는데 거기서 원하는 게임만 650메가를 채워 보내주고 입금을 하면 씨디에 구워서 보내주는 시스템. 이거 한장 있으면 당신도 학급의 인기인!;;

대부분의 추억은 1995. 8. 15. 첫 컴퓨터를 사면서 PC통신을 시작하고부터의 일인데 다 써놓자면 끝도 없을 듯 하니 이만.. 덧붙여 하이텔에서 공전의 인기를 끌었던 '허큘레스의 슬픔'을 첨부.. 이거 하나로 그시절이 대충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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