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

주판

드디어 샀다

국민학교 2학년때 주산학원을 다녔었다. 학원에서 주는 문제집을 열심히 풀면 렙업을 시켜주는데 학원비 2만원을 오락실에서 탕진했다 엄마한테 걸리는 바람에 채 만렙을 찍지 못한채 견축된 쓰라린 추억이 있는 바로 그 학원. 학원에서 열심히 수행을 해 어느정도 레벨이 오르면 머리속에 주판을 그리고 손으로 버츄얼 핑거링;을 하면서 암산을 하는 스테이지가 있는데 선생님이 십만단위가 넘는 수들을 계속 불러주면 더했다 뺐다 하면서 답을 말해야 한다. 지금은 숫자 몇개 연산하는데도 calc.exe가 필요하지만 그때는 그래도 중고딩 누나들을 통틀어 꽤 높은 정답률을 자랑하는 국딩이었던거 같다(미화된 기억일 수 있음).

살면서 늘 하는게 사칙연산인데 아무 도구 없이 딱 그 시절만큼만 계산할 수 있는 스킬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만 늘 하다가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요새도 주판 파는데가 있나 싶어 찾아봤는데 초딩용 알록달록한 주판이 대부분이고 옛날에 쓰던 주판같은 주판은 '옥산주판'이라는 제품 하나만 있나보다. 구매해서 손에 넣어보니 과연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어린이 주산왕 크리진과 마주하는 감회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쌈빡하다. 쓰는법을 다 까먹은 관계로 덧셈하는 방법부터 검색하여 1부터 10까지 더해 55가 나오는 순간의 쾌감은 훈련소에 입소해 첫 똥을 쌌을 때의 그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하반기 스킬트리에 주산 1포인트 추가요~

7초쯤에 나오는 주판 밑에 깔린 문제집을 구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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