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그래도 어렸을땐 또래 애들 중에서 책 좋아하는 편이었고 그리 감성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것도 진짜 어렸을때 얘기고 교복을 입기 시작하면서 부터 서점에서 사는 책이라고는 공돌이들 좋아하는 두꺼운 책들 뿐이더라. 그나마 전업 학생(?)일때는 그런 책이라도 꽤 읽곤 했는데 요즘은 LCD가 그려내는 굴림체에 익숙해져 종이에 정갈하게 인쇄된 명조체를 읽는게 때때로 어색하고 그렇다. 글자를 읽어대는 양은 예전에 비해 훨씬 많아진거 같지만 뭔가 새우깡으로 삼시세끼를 때우는 것 마냥 영양가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책이라는건 작가가 독자한테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한 미디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문학'이라고 분류돼있는 책들은 좀 묘하다. A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A1, A2가 앞뒤로 등장하고 A3는 다른 페이지에 있는데다가 A4는 B2와 C7을 조립해야 완성되기도 하는 등 얼핏 보면 초보 프로그래머가 짠 코드마냥 심하게 꼬여있다. 작가는 미사어구 하나를 선택함에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고 어느 문장 하나 허투루 적지 않았을테지만 어쨌든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데이터 전달에 있어 매우 불친절하다는 생각 뿐이다. 퍼즐을 풀어야 내용을 볼수 있는 책이라니 서로 낭비가 아닌가..

..라는건 그냥 뻘소리고; 책을 하도 안읽었더니 이해력이 오그라들어서 한국말로 쓰여있는 문장임에도 몇번씩 곱씹어야 무슨말을 하려고 하는건지 간신히 이해가 된다(이해했다 치고 넘어간다). 난 영화를 봐도 다른 사람들보다 장면 이해하는게 좀 늦는거 같은 느낌인데 이런류의 퍼즐 풀기도 훈련을 많이 하면 좀 나아질까 모르겠다. 식스센스 끝에 반지떨어지는 씬만 보고 브루스윌리스가 유령인걸 알 수 있다니 그게 말이 돼!

근데 책 제목으로 검색해보니 나 말고도 내용 헷갈리는 사람 꽤 있네.. 덕분에 제 마음이 편해졌어요. 님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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