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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0 >> 찜질방 가고싶다.. (6)

찜질방 가고싶다..

양머리 수건을 쓰고있는 삼순이

삼순이 양머리가 찜질방에서 대 유행이라는 기사를 보고 예전 찜질방에서 알바하던 기억이 알싸하게 스쳐간다. 꽤 많은 사람이 오고가는 찜질방이었는데 저 양머리의 비법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았다. 가끔 카운터로 와서 '아가, 저거 만들줄 아냐잉?' 하고 묻는 아저씨들도 있어서 이사람 저사람 붙잡고 물어봤지만 결국 알아내지 못했던 기억이.. 저런건 오픈소스로 널리 공개해서 비영리목적의 개작, 배포를 허용해야될텐데 말이다 (뭔소리냐)

찜질방 안의 뜨거운 공기가 모발에는 치명적이기때문에 머리에는 반드시 마른 수건을 둘러서 보호해줘야 하는데 수건을 몇겹이나 두르고 있어도 불가마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머리가 바삭바삭 해지는 느낌이다. 여기서 말하는 불가마는 흔히 찜질방에서 사용하는 고온의 스팀을 틀어놓는 방이 아니고 돌로 쌓은 이글루같은 공간에 불을지펴 온도를 높이는 전통의 불가마를 말한다. 얼핏 느끼기에도 몇십도따위의 레벨이 아니라 직원 아저씨한테 몇도나 되냐고 물어봤더니 '응 거기 700도' 란다. '장난하지 마셈!' 하고 돌아섰지만 나중에 검색해보니 정말 700℃라고 한다 (헉)

이 불가마는 벽돌로 이글루를 쌓고 황토흙을 발라서 도자기 굽는 가마 비슷하게 꾸며놨는데 매일 아침 7시쯤 불때는 아저씨가 출근해 소나무를 리어카로 하나가득 실어다 집어넣고 불을 붙이고 한시간정도 달구면 불가마 안쪽은 도자기가 구워질 정도의 온도가 된다. 불때는 아저씨는 여기에 들어가서 타고 남은 재를 긁어내오고 멍석을 깔아놓는데 이게 아무나 할 수 있는 레벨의 일이 아니다. 몸에 수건을 몇개나 끼워서 옷을 입고 그 위에 우주복 비슷하게 생긴 옷을 입고 작업을 하는데 작업이 끝나면 반쯤 익어버린 아저씨를 볼 수 있다. 그래도 하루에 딱 세시간정도만 일하면 하루 일과가 끝이고 돈도 꽤 많이번다. 하루에 세시간 일하고 먹고산다니! 잠시 이길로 나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불가마속에 들어가보면 금방 정신차리게 된다.

불가마 안에서 거적때기를 뒤집어 쓰고있는 두 처자

대략 이런 분위기

아침에 불을 땐 직후의 불가마라는건 미칠듯이 뜨겁다. 실제로 이때의 불가마 벽에다 얇은 종이를 대면 불이 붙는다고 한다 -o- 그냥 들어가면 화상을 입기때문에 등에는 짚단으로 만든 거적때기같은걸 두르고 머리에는 수건을 두르고 입실하게 된다. 처음 들어가본 소감은 '이런 곳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게 신기하다' 였을 정도로 무지무지 뜨겁다. (실제로 밖에는 늘 안전요원 아줌마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몸에 두른 거적때기를 좀 고쳐쓸려고 몸을 움직이면 살짝 노출된 피부에 어마어마한 열기가 느껴진다. 입으로 숨쉬기도 불가능해서 코에 수건을 몇겹쯤 대고 천천히 숨을 쉬어야 한다. 불을 땐 직후의 불가마에 들어가본건 딱 한번이었는데 채 30초도 못돼서 뛰쳐나왔다. 무엇보다 놀라운건 이런 하드코어 찜질을 질기는 아주머니들은 저런 극한 상황에서 무려 수다를 즐긴다는 것! 과연 극한상황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더 강하다는걸 체감하게 된다. (그래도 불가마 마스터 불때는 아저씨에 비하면 새발의 피. 이 아저씨는 들어가서 졸기도 한다;; 덜덜덜..)

그래서 그 뒤로는 적당히 뜨끈한 오후 무렵이나 식을대로 식어버린 저녁무렵의 불가마를 즐겨왔다. 늦은 밤이 되면 거적때기 없이도 견딜수 있을만큼 온도가 내려간다. 실제로 효험이 있는지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매일 오는 할아버지도 있었고 꼬박꼬박 찾는 사람도 꽤 많았다. 뜨겁긴 해도 들어갔다 나오면 티셔츠에서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라 상쾌하긴 하다. 노폐물 제거와 혈액순환 개선엔 그만이지만 피부에는 무지하게 안좋다고 한다. (특히 모발 손상에 특효)

이거 의외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꽤 많던데 생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이른 아침의 불가마는 한번쯤 겪어보시길 권장함. ○○찜질방 같은데 들어가면 낭패고 □□ 불가마 라든가 △△ 불한증막 사우나 같은 곳에 찾아가야 만나볼 수 있다. (뭔가 광고 분위기..)

날도더운데 찜질방 가서 식혜랑 계란먹고 뒹굴뒹굴 하고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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