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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9 >> 코즈니 안산점 (13)

코즈니 안산점

내가 사는 곳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상가 구역이다. 애초에는 지하부터 푸드코트, 여성의류, 남성의류, 기타 업종으로 가득 채워질 계획이었으나 이들의 사업은 성공하지 못했다. 분명 이동네가 안산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중 하나지만 그건 저 50m 밖 얘기고 이쪽은 일부러 찾아오기 전까지는 발길이 닿지 않는 그런 곳이다.

개장 초기부터 3층에 약국, PC방 등등의 가게를 분양하려는 계획은 물건너가고 사은품이나 이벤트에 막대한 돈을 퍼부었지만 옷사러 오는사람은 거의 없고 몇달만에 옷보따리 싸서 도로 나가는 매장이 속출했다. 여자친구 말로는 옷값이 비싸서 장사가 될리가 없다고 한다. 지하 푸드코트도 거의 우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맛이 없어서 이건물 사람들조차 거의 시켜먹지 않는 듯 했다. (짜장면집 하나는 엄청나게 맛있었는데 가장 먼저 나가버렸다 -_-)

얼마전부터는 1층 여성의류 코너에 빈 매장들이 많이 보이더니 2층 남성의류 매장들이 하나둘 1층으로 이사를 오고 2층 에스컬레이터 입구에는 '코즈니 오픈 준비중' 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져있다. 대체 이건물 주인은 얼마나 말아먹어야 정신을 차리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예정된 오픈일을 한참 넘겨도 아무 소식이 없길래 드디어 망한건가! 하고 안타까워 했는데 며칠 전에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문을 열었다. 게다가 서점까지! 귀찮아서 계속 미루다 지난 토요일에 처음 올라가본 느낌은..

토요일 저녁 6시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썰렁함 -_-

오픈 1주일정도 지났으면 미어터질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직원보다 손님이 많은 수준은 돼야 할텐데 건물 구석구석을 뒤져봐도 미키마우스 머리띠를 쓴 직원들 뿐이라 구경하는 내내 뒤통수가 따가웠다. 매장 자체는 깔끔하고 규모도 코엑스랑 맞짱뜰 정도로 크고 통로가 넉넉해서 구경하기도 편하고 알바도 이쁘고 어디하나 흠잡을데 없었다. 손님들만 많으면 완벽하련만.. 직원들은 사람모양의 쿠션을 허리에 두르고 좀비처럼 배회하거나 곰인형으로 배구를 하는 등의 놀이를 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3층의 서점도 가봤다.

규모에 비해 책의 양은 많아보이지 않지만 그 때문에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한쪽에 책 읽는 공간이 따로 있고 2층에서 들고온걸로 추정되는 체스판이나 소품들, 쇼파 등등이 놓여저 있어 시간때우기 괜찮다. 엘리베이터 한번 타면 나오는 서점이라니 마음에 든다.

지하에 있던 푸드코트는 그 규모가 더 줄어들었고 아트랜드라는 문구류 매장이 들어와 있었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연필사러 여기까지 와줄 것 같지는 않은데.. -_-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중앙동 구석탱이에 의류전문 상가를 세워 살짝 말아먹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코즈니로 다시 도약을 시도하는 건물주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꼭 대박나서 므흣 노래방과 성인오락실로 뒤덮여가는 중앙동을 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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